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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7시간, 4차 연장 혈투…마지막에 웃은 성유진


성유진은 28일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반팔 상의로 갈아입고 경기를 치렀다. [사진 KLPGA](중앙일보 2025.09.09, 고봉준 기자)

체력도 기술도 아닌,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7시간에 걸친 긴 승부. 성유진(25)이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경기가 일몰 이후로 이어져 조명을 켜고 진행한 야간 라운드 연장전에서 성유진은 우승 버디를 잡고 활짝 웃었다.
성유진이 28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79야드)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노승희(24)를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거머쥐었다. 4차 연장전에서 끝내기 버디로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는 이른 오전부터 내린 비로 2시간 늦게 시작했다. 오전 10시30분 출발하려던 챔피언조는 낮 12시23분 티오프했다.
게다가 코스까지 어려워 일몰 직전 정규라운드가 끝났고,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는 조명을 켜고 진행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최종라운드는 성유진이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노승희와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성유진의 아이언 샷이 그린 능선을 따라 흐르다가 핀 1m 옆에 멈췄다.
이 버디로 노승희와 나란히 최종합계 10언더파가 됐다. 둘은 남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연장으로 향했다.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성유진과 노승희의 연장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티샷 거리는 많이 나지 않지만,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을 살려 1~3차 연장전을 버디-파-파로 비겼다.
4차 연장전. 핀까지 109m를 남겨둔 노승희의 3번째 샷이 크게 빗나갔다. 성유진은 79m 남은 지점에서 안정적인 어프로치로 핀 옆을 지켰고 끝내기 버디를 잡았다.

성유진은 “(비로 경기가) 늦어져 모두 힘들었다. 24시간도 모자란 것 같았다.
(우승을 다툰 노승희는) 고향 후배인데 저보다 멋진 선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뒷바라지 잘해주셔서 고맙다”고 어머니에게 인사도 전했다.

한편,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5)가 호스트로 나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선 전가람(30)이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다.
전가람은 이날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3언더파의 김백준(24)과 이태훈(35·캐나다)을 물리치고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를 뛰다가 이번 대회를 위해 잠시 귀국한 최경주는 3오버파 공동 87위로 2라운드에서 컷 탈락했다.